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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7
    살육에 이르는 병 / 아비코 다케마루 (2007)
  2. 2009/01/31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 / 다케우치 가오루 (2008)
  3. 2008/12/24
    도쿄 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 릴리 프랭키 (2007)
  4. 2008/11/22
    천사의 속삭임 / 기시 유스케 (2007)
  5. 2008/11/22
    10번 교향곡 - 베토벤의 사라진 10번 교향곡! / 조셉 젤리네크 (2008)
  6. 2008/08/26
    푸른 불꽃 / 기시 유스케 (2004) (1)
  7. 2008/07/31
    옥스퍼드 살인 방정식 / 기예르모 마르티네스 (2008) (2)
  8. 2008/07/28
    마미야 형제 / 에쿠니 가오리 (2007)
  9. 2008/07/26
    퀴즈쇼 - "청춘의 찬란한 빛이 당신과 함께하길!" / 김영하 (2007)
  10. 2008/07/26
    오늘의 거짓말 / 정이현 (2007)
살육에 이르는 병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아비코 다케마루 (시공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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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 관람불가라는, 소설책에서 보기 힘든 문구가 적혀있는데 그래서 책 DB에서 검색이 안되나. 호러 소설이라 잔인해서 19세인가 했는데 그것보다 내용이 야하고, 그 수위가 거부감이 드는 정도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우엑. 잔인하기도 하지만, 잔인한걸로 치면 기시 유스케의 소설이 100만배는 더 잔인했지. -_- 어쨌든 19세 딱지는 단순히 책 홍보수법인 것으로 보임. 그렇게 따지면 P2P에서 쉽게 다운받을 수 있는 그 자료들이나 19세 접근금지 좀 걸어놔라. 어리고 착한 아가들을 변태들로 만들지 말고. (* 변명 : 나는 이 책이 19세라 읽은것이 아니라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제목을 따왔다길래 읽은 것이다;;)

*

책 소개에 "이 책의 결말을 읽는 순간 당신은 다시 첫 장을 열게 될 것이다"라고 했는데 정말 결말 읽자마자 뒷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에 첫 장부터 차근차근 다시 읽어봤다. 이런 탐정소설은 처음이라 작가의 섬세한 트릭에 한동안 멍했다. '전지적 작가'를 믿을 수 없으면 우리는 책을 읽을 때 누구의 관점을 믿고 시선을 따라야 할까. 흔히 읽는 추리 소설에서 A가 범인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B였다던가, A가 사실은 이중인격이었다던가 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A가 범인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저 지구 반대편의 갑돌이가 범인이었다는 결말. 충격적이다.

*

매큐언의 책에서 '드 클레랑보 신드롬'을 보았을 때 세상에는 참 많은 종류의 정상적인/비정상적인/그 중간 어드메에 존재하는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그것만큼 많은 종류의 정상적인/비정상적인/그 중간 어드메에 존재하는 성적 취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권의 책에서 극단적인 비정상적 욕구의 발현을 소개했지만, 그 중간 어느 지점을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로 나누는 것이 가능할까?

*

다음에 읽을 책은 <벚꽂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이 책과 비슷한 추리소설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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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다케우치 가오루 (살림,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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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현실성과 개연성이다. 리얼리즘 없는 판타지는 공상에 불과하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시공간 여행'이라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에오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시공간을 여행한다는 아이디어가 흥미롭긴 하지만. 이 책은 동경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과학 저술가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긴 하지만 과학과 문학은 소설 속에서 따로 놀고 있다. 문학에서 과학으로 옮겨지는 경계, 과학에서 문학으로 돌아오는 경계에서 개연성을 잃고 둘 중 무엇 하나도 건지지 못한 듯한 느낌. 아주 기대한 소설이었는데, 그래서 아쉽다.

 두 주인공이 시간 여행 속에서 만나고 왔던 바로 그 아인슈타인이 과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이다"라고 했으니 그 시도만은 반가운 것으로 봐야겠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죽기 전까지 양자론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양자 터널링 효과를 이용한 시공간 여행은 그리 반기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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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타워(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릴리 프랭키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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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이나 장폴 뒤부아의 <프랑스적인 삶>처럼 (그러고보니 나 참 대중적인 소설만 읽는구나 -_-) 한 가족을 중심으로 한 주인공의 성장 소설. 처음부분엔 나의 어린시절을 아련히 반추해가며 읽다가, 질풍노도의 청춘기에 하염없이 동질감의 끄덕임을 반복하고, 뒷부분에 어머니의 죽음 장면이 나오면 맥없이 눈물콧물을 빼놓게 되는 그런 류. 눈이 빠지게 울다가 책을 덮고서는 "내 이런 슬픈 소설을 또 읽으면 해삼 똥구멍이다-_-!"라고 외쳐도 또다시 낚이게 되는 묘한 매력. 방황하던 주인공처럼 후회하지 말자 미리미리 효도해야지 작심삼초 후, 마늘까라는 엄마 말에 "나 책 읽고 있잖아!" 짜증내는 아메바 한 마리.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는 건 간단한 것이다. 이를테면 뿔뿔이 헤어져 살고 있어도, 혹은 거의 만난 일조차 없어도 부모와 자식이 '부모자식'의 관계라는 점에서는 달라지는게 없다. 그런데 '가족'이라는 말이 되면 그 관계는 '부모자식 사이'만큼 간단하지 않다.

단 한 번, 불과 몇 초의 사정으로 부모자식의 관계는 미래영겁까지 구속되지만, '가족'이라는 것은 생활의 답답한 토양을 바탕으로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거듭하고 때로는 스스로의 감정을 죽이기도 하면서 키워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 보람도 단 한 번, 단 몇 초의 다툼으로 간단히 무너지고 마는 일이 있다.

'부모자식'은 계속해서 덧셈이지만, '가족'은 더하기 뿐만 아니라 빼기도 있는 것이다.

- pp 31~32.

 

막연한 자유만큼 부자유한 것은 없다. 그것을 꺠달은 것은 온갖 자유에 꽁꽁 묶여 꼼짝달싹할 수 없게 된 후였다.

넓은 하늘로 날아오르기를 원하고 가령 그것이 이루어졌다 해도 과연 참으로 행복한 것인지 즐거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결국 새장 안에서 하늘을 날기를 꿈꾸며 지금 이곳의 자유를, 이 한정된 자유를 최대한 살려내는 때가 최상의 자유이고 의미 있는 자유인 것이다.

취직, 결혼, 법률, 도덕. 귀찮고 번거로운 약속들. 금을 그어 잘라놓은 룰. 자유는 그런 범속한 곳에서 찾아냈을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자유의 냄새를 풍풍 풍기는 곳에는 기실 자유 따위는 없다. 자유 비슷한 환상이 있을 뿐이다.

- p 191.

 

고독은 사람을 기분 좋은 감상에 취하게 하고 막연한 불안은 꿈을 말하는 데 꼭 필요한 안주가 된다. 홀로 고독에 시달리며 불안을 달고 살아가는 때는 사실은 아무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 때이며 오히려 다부진 마음으로 살아가는 때인 것이다.

쉼표도 없이 자꾸자꾸 넘어가는 나날, 보기도 지겨운 사계절의 방문. 그것들이 쉬는 일도 없이 반복적으로 찾아오겠지, 하고 짜증난 눈으로 바라본다. 하루하루가 그저 천천히, 영원히 동그라미를 그리며 돌아갈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다. 자신의 인생에서 시작되어야 할 무언가가. 그 무언가가 시작되지 않는데 대한 답답함. 첫발을 떼지 못하는 데 대한 초조감. 하지만 그런 괴로움도 일단 무언가가 시작된 다음에 뒤돌아 보면 그토록 낭만적인 것도 없다.

- pp 238-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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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속삭임(개정판)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기시 유스케 (창해,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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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 유스케의 호러 소설은 세 번째. 검은 집, 푸른 불꽃, 천사의 속삭임. 마구잡이로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 가족의 행복을 위해 양부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는 고등학생, 선충류에 감염되어 끔찍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의 묘사. 읽고나면 장면 하나하나가 떠올라 정신적 데미지가 크다. 그래도 한 번 열면 마지막 장까지 책을 놓을수가 없는 매력적인 문체의 소설들.  

전의 리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기시 유스케가 소설을 쓰면서 조사를 했음직한 분야가 상당히 광범위하다. 전에 인터뷰한 것을 봤는데, 작가의 취미가 인터뷰하고 조사하면서 공부하는 거라고 했던 듯. 이번 책만 해도 일단 기생충학, 생태학, 발생학, 진화론, 생화학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등에 대한 조사가 선행된 것 같다. 배경지식이 두텁고 스토리가 탄탄하니 재미있을 수 밖에!  

책 속에서 자살하는 인물들은 선충류 감염에 의해 중추신경계를 지배당하는데, 자신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죽음을 맞는다. 죽음을 두려워했던 작가는 스스로 자살을 택하고, 동물을 무서워하던 교수는 사자 앞에 뛰어들고, 얼굴에 흉터 컴플렉스가 있던 학생은 거울 앞에서 염산에 얼굴을 담근다. 자의에 의해서는 아니지만 트라우마 앞에 직면, 그 과정에서 느끼는 거짓 유포리아 그리고 죽음- 이 단계를 지나고나면 숙주로서의 참혹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충분히 매혹적이다. 

최근 vCJD 문제도 그렇고 바이오테러는 식상한 소재이지만(이 책은 1994년에 씌어졌다. 한창 O-157 등 바이오 해저드에 관심이 높았을 때) 인간중심 관점에서 비껴나 생태학적 관점에서 보면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근데 읽고나서 방에 혼자 있기가 무서워서 짐 챙겨서 집에 와버렸다. 저, 당분간 채식합니다;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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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교향곡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조셉 젤리네크 (세계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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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바의 여운을 길게 남기려고 산 책인데 후회만 가득.

 급하게 쓴 책인 듯 하다. 글 중간에 <카핑 베토벤>이 언급되는 걸 봐서 작년에 영화가 나온 이후로 쓰여진 것 같고,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암호바퀴 같은 것들이 쓸데없이(!) 등장하는 걸 보니 다빈치 코드의 인기를 등에 업고 벤치마킹한 듯 하다. 개인적으로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디지털 포트리스 등을 재미있게 읽는 건 스토리 배경이 되는 프랑스, 로마, 바티칸, 스위스 CERN에 대한 지식이 철저히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 근데 이 책의 스토리는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것도 7악장까지 완전하게 작곡된 작품이 존재하고 있고 결국 프리메이슨이 강탈(?)했다는, 철저하게 픽션인 스토리가 주가 된다. 뭐 소설이니 어느 정도 납득한다 치자. 근데 소재들이 쓸데없이 남발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19세기 빈의 베토벤과 베아트리체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사랑 이야기는 도대체 왜 등장하는게며, 쓸데없이 암호를 남발하는 것은 뭣 때문이며, 토마스의 동성애인/ 보나파트르 황태자 부부/ 알리시아가 스토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까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다빈치 코드를 벤치마킹 했으면 반전이라도 죽여줘야 되는데, 아~ 사실은 얘가 범인인 줄 알았는데 쟤였네? -_- 장난합니까.

 베바에 빠져  베토벤과 클래식에 급 관심이 생긴 나 같은 폐인들 덕에 요새 베스트셀러 목록에 계속 떠 있는데, 베바 한 번을 더 복습하는게 낫다고 생각함. 아님 <카핑 베토벤>이나 <불멸의 연인>을 한 번 더 보던가. 낚이지 말 것. 절대 비추.

 +) 부록으로 딸려온 10번 교향곡 1악장은 베토벤이 끄적끄적 남긴 악보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베토벤이 호른 파트로 생각해놓은 악절이 클라리넷으로 연주될 수도 있는거고, 강마에 말대로 음악을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곡이 될 것이니 그리 기대하지 않고 듣는게 좋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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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불꽃 상세보기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펴냄
일본의 유명 호러작가 기시 유스케의 장편소설. 그림과 컴퓨터를 좋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 슈이치는 홀로 된 어머니와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끔찍이 사랑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의 전 남편인...

17살, 그 나이쯤의 아이들이 흔히 범하는 위험한 착각과 오만. 자신이 이해하지 못할 것은 세상에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나만이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안 맥큐언의 '속죄'에서 브리오니는 그 오만을 가지고 어린 커플의 미래 자체를 짓밟았다. '푸른 불꽃'의 주인공 슈이치도 이혼한 아버지에 의해 서서히 어두워져가는 집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그 오만으로 자신과 가정을 파괴했다. 이후로 하나씩 찾아오는 돌이킬 수 없는 죽음들.

일본판 '죄와 벌'이라고 하는데, 나는 덜 똑똑한 라이토 버젼의 '데스노트' 같았다. 다만 정의를 위한다는 같은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는 라이토와 달리 슈이치에게 일말의 공감이 갔던 것은 그가 지키려고 했던것은 거대한 사회 질서나 평화가 아니라 여동생과 어머니의 행복 오직 그것 뿐이었다는 것. 그래서 마지막 장면은 몹시 가슴아팠더랬다.

영화로 나왔다기에 한 번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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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살인 방정식 상세보기
기예르모 마르티네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세상의 모든 살인은 수학으로 통한다! 수학으로 풀어낸 치밀한 살인의 미학. 세상 모든 것은 수학으로 통한다고 생각하는 천재 수학자와 의문의 살인자가 펼치는 숨 막히는 추론 게임을 그린 이 책은 전공 분야인 수학과 논리학의 난해한 이론을 추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완벽하게 녹여냈다는 평을 받은, 작가 기예르모 마르티네스 대표작이다. 옥스퍼드 대학 인근에서 어느 날, 암호해독가로 이름을 날렸던 노파가 하나가 살해

나 진짜 잘 낚이는데, 제목에 낚이고, 아르헨티나 폴라네타상 수상작이라는 것에 낚임; 수학으로 풀어낸 치밀한 연쇄 살인이라는데, 1. 주인공이 수학자라는 것. 2.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증명자인 앤드류 와일즈가 뜬금없이 언급되는 것. 3. 천사소녀 네티에서 봤음직한 살인예고에 말도 안되는 수학기호들이 등장하는거. 한마디로 수학은 그저 들러리이다. 수학이 없어도 소설 전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_-

철학도 등장하는데,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이라던가("세계는 경우일 수 있는 것 모두이다."), 괴델의 불완전성이 범죄 수사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정도. 한 마디로 이 모든 것은 "느들이 생각한 건 모두 '경우일 수 있는 것'의 세계를 예측한 것에 불과해. 세상은 느들이 예측할 수 있는게 아니란다. 괴델이 그랬거든." 뭥미;;

반전이 충격적이라는데, 첫번째 살인부터 내가 예상했던 범인이 결국 범인이고, 반전의 반전이라는 것이 놀랍지도 않고, 찝찝하고, 기대했던 수학은 나오지도 않고, 철학은 심도있게 언급되는 정도도 아니고, 살인이 충격적인 것도 아니고, 꼭 옥스퍼드에서 일어났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돈 주고 사서 읽을만한 책은 아니다.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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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야 형제 상세보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 소담출판사 펴냄
리얼 순정 브라더스, 여친 만들기 대작전! <냉정과 열정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도쿄 타워>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소설. 연애 한 번 못해본 노총각 형제의 귀엽고 순진한 연애담을 그리고 있다. 동명의 영화가 2007년 3월 개봉될 예정이다. 단란하고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해 현재, 안정된 직장과 무궁무진한 취미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 평온하고 유쾌하게 보내는 두 형제가 있다. 서로 아끼고 배

일본 소설이 다 그렇긴 하지만, 에쿠니 가오리는 정말 쿨~한 글을 쓰는 작가이다. 알콜중독자 부인과 게이 남편과의 생활도("반짝반짝 빛나는"), 대학생과 유부녀의 불륜도("도쿄 타워"), "너넨 이걸 특별하다고 생각하니? 사람사는게 다 그런거야~"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하게 그려낸다. 다만, 그런 문체가 어떤 상황에서는 독이 될 수도 있겠다.

주인공인 마미야 아키노부와 테츠노부는, 옮긴이의 쏘쿨!한 언어를 빌리자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멋진 남성상은 아닌 것"이고, 나의 쏘핫!한 언어로 표현하자면 조낸 찌질한거다. =_= 비디오 가게 점원 아가씨가 친절하게 말했다고 "저 아가씨가 나 좋아하나봐~"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혼자 좋아하다 고백하고 차여서 혼자 상처받는 것까지, 옆집사는 9년째 백수 오타쿠 오빠를 보는 것 같아 무지 안쓰럽다. 이런 시츄에이션에서 작가의 쿨한 문체는 짓궂은 장난처럼 보였다. 우리나라 박민규 작가였다면, 테츠노부가 당한 실연의 순간을 "마치 똥이 나올 것 같은 순간이었다"라고 표현했을지도. 차라리 이랬으면 주인공이 딱하지는 않았을터인데. 쯧.

통속소설은 딱 읽은만큼만 생각하라도, 감상은 요기까지.

2008.7.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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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상세보기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인생은 퀴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빛의 제국>으로 잘 알려진 김영하 신작소설집. 2007년 서울, 스물일곱의 이민수를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은 이제 20대 후반이 된 80년생 젊은이들의 내밀한 욕망과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이 있던 해에 태어나 컬러텔레비전을 보며 자라고, IMF 금융위기를 지켜보며 그 동안 향유했던 경제적인 풍요가 한순간에



심심풀이로 읽은 걸로 때우고 지나칠까 하다가 사서 읽는 소설은 또 오랜만이라 짧게 리뷰를 남긴다. 

상실의 시대.

Where am I? 뜻밖에도 주인공과 오버랩되는 인물은 상실의 시대의 와타나베. 마지막에 미도리에게 전화를 하면서 '나는 대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묻는 장면. 연남동 큰 집에서 쫓겨나 고시원, 대학교 벤치, 정체불명의 퀴즈공간을 전전하다 책방 다락방에 안착하고 나서도, '푸드덕 푸드덕 날아다니는 직박구리'의 악몽을 떨쳐내지 못한다. 결핍된 가정에서 자라난 주인공의 태생적인 상실이기도 하고,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가장 불행한 현실을 사는 20대들의 구조적인 상실이기도 하다. 마지막장을 넘길 때까지 작가가 상실의 시대를 모티브로 했을 거라는 억측이; 강하게 든다. 벽속의 요정 캐릭터가 미도리와 닮았고, 뜬금없게도 나오코와 '옆방삼겹살녀'의 죽음이 연결된다. 정사씬도 매우 닮았다.

운이 지배하는 세계.

"실력이 모자라면 더 열심히 해서 보충을 하면 되지요. 그러나 운명의 신에게서 버림받은 자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불운한 자에게선 벗도 달아나지요. 아까 퀴즈 얘기를 했었죠? 퀴즈쇼의 마지막 문제나 승부차기의 마지막 슛 같은 게 실력과 과연 관계가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것은 운이 지배하는 세계입니다."


퀴즈쇼 밖의 세계는 실력이 지배하는 세계인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위해 토플 공부를 하고 지원한 회사에 후드득 후드득 떨어져서 결국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는 주인공은 실력이 지배하는 세계에 살고 있나. 지원한 회사마다 떨어지는 이유는 가정환경이 불안해서라는데. 타고난 장애는 또 어쩔 것이며, 대물림되는 가난은 또 어쩔 것이오. 창문이 없는 고시원방 빌게이츠의 창에서 만난 사랑과 운명같이 이어지는 것이, '운이 지배하는 세계'에 대한 나름의 해피엔딩? 에라이. 작가바보. -_-

다만 빼앗긴 1000만원이 아까울 뿐이다. 


부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청춘의 찬란한 빛이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하기를!
-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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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거짓말 상세보기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 정이현의 신작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 <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 정이현의 신작 소설집. <타인의 고독>, <삼풍백화점>, <오늘의 거짓말> 등 총 열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모습들의 구석구석을 짚어내는 감각적인 이 이야기들은 때로는 수수하고 때로는 화려하게 감성을 자극하고 어루만진다. 재혼 전문 결혼 정보 회



사람을 좋아한다는 말은 여러가지 스펙트럼을 가지는 말이다. 보통 누군가를 좋아한다-라고 말하면 이성적(이란 표현은 동성애를 배제하는 것 같아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으로 좋아한다고 보는게 대부분이다. 자신의 맘은 자신이 가장 잘 알겠지만, 좋아한다는 말은 단순한 애정 그 이상의 의미이다. 단순히 말이 통한다는 이유로, 혹은 존경 혹은 동경의 의미로, 가끔은 필요에 의해서 사람을 좋아하게 되기도 한다. 상상력이 부족한 이 사회는 이 모든 좋아한다는 감정을 그저 하나의 감정으로 뭉뚱그려 포장해내니 문제. 왜 '좋아한다'는 말을 필두로 서평을 시작하려 하느냐면, 내가 정이현의 '오늘의 거짓말'을 읽고 느낀 감정이 '좋다'는 단순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밤 11시쯤 꺼내서 새벽 3시까지 쉬지 않고 읽어낸 책인데,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놓고 느낀 감정을 참 좋다, 는 것.

흠. 예를 들면, '비밀 과외'란 단편에서 운동권 과외 선생(혹시 나? -_- 나도 가끔 아가들에게 부조리한 사회상에 대해 열변을 토하곤 한다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좋았다. '삼풍 백화점'에서 가장 맘에 남은 구절이 '된장찌개에 넣을 두부를 사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인데 그 구절을 읽는 순간 느끼게 된 가슴찌릿함이 좋았다, 내게. '오늘의 거짓말'에서 죽은 전 대통령의 헬스기를 보게 된 어이없는 장면도 참 좋았다. 아, 제목이 생각나지 않지만 '채린'이 나오는 단편에서 친구와 같이 15년전의 패션을 꺼내입는 주인공도 참 좋았다. 내 글을 이해하시겠는지. '좋다'는 말엔 참 여러가지 감정이 함축되어 있다. 그리고 종종 그런 감정들은 다른 언어로 환원되지 않는다. 차곡차곡 맘속에 쌓여있다가 일상에서 비슷한 장면들을 만났을때 '아 그게 이거였어!'하며 아릿하게 꺼내놓을 뿐이다.

장편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와 단편 '낭만적 사회와 사랑'을 읽을때까지만 해도 정이현이란 작가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예쁜 글로 표현해내는 작가인줄 몰랐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된장녀의 일상'을 그려놓은, 나와 동떨어진 삶을 사는 고급 작가라고 생각했을 뿐. 하지만 이번 단편집에서는 스물세해의 삶을 살아온 내가 느끼지 못했던 복잡한 삶의 아포리즘들이 '달콤한 나의 도시' 속 그 예쁜 문체와 일러스트만큼 예쁜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 아직 '좋다'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한 건 내 표현력이 딸리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녀만큼 삶을 경험하지 못한 생각이란 생각도 든다. 그녀는 한해한해 살아가면서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 것이란 희망적인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이를 먹지 않는 소설속 '양채린'처럼 성장하는 모습 속에서는 변하지 않은 '좋음'을 느낄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단지 우리는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상상력'으로 그녀의 소설을 만나기만 하면 되니, 좋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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