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톨스토이의 <부활> 중
근대에 들어와서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합리화하려는 수단으로 과학을 오용하는 일은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어려운 예를 찾을 것도 없이 최근 가장 황당했던 주장을 두 개만 고르자면, 그랜드캐년에서 노아의 홍수 기록을 발견했다고 성경의 무오류설을 옹호하는 주장과, '남자는 배가 고플수록 덜 예쁜 여자를 가지고 싶어한다=_='는 '과학적 상관관계'를 밝혀냈다는 찌라시 신문기사 정도. 후자가 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과학자들이 편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밝혀냈을 때의 그 '객관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한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두개골 크기 차이를 통해 흑인, '바람직하지 않은 사람들' - 범죄심리학에서 골상차를 이용한 롬브로소의 주장은, 얼마전 읽었던 '검은 집'에서 사이코패스를 구별하기 위해 심리학자가 언급했던 사례이기도 하다. 얼마나 그럴 듯 한가. - 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분리하려는 브로카의 시도, 빈부격차를 유전자 결정론으로 해석하려던 터먼의 (조작된) IQ 측정 실험, 요인분석을 통해 물화된 'g' 개념을 통해 사회적 차별의 정당화의 기반을 마련한 버트, 서스턴, 스피어맨의 시도를 위험한 것으로 규정한다. 이런 시도들이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유해'하기까지 한 것은 이것이 과학자들의 인격이나 지적 수준에 상관없이 '피암시성'에 의해 과학자 스스로에게나 연구결과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객관화된 진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배럭 오바마 아저씨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편견이 좀 사라질까? -_- 흑인이 백인에 비해 덜 진화된 인종이라는 뿌리깊은 편견을 과학의 언어로 번역하려고 했던 끈질긴 시도 - 두개골 측정, IQ 측정 실험의 표면 아래에는 일부 과학자의 단선전 진보관이,
읽다가 어려워서 토할 뻔 했던 요인 분석 파트에서 ,IQ가 뇌의 특정 부분에 존재하는 물화된 '지능'을 측정하는 것으로 유전적으로 결정되어져 있기 때문에 지능차에 의한 사회적 격차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은, 유사한 데이터에서 규칙성을 찾아내기 좋아하는 인간의 특성에서 나오는 경향성이라고 설명한다. (플라톤 아저씨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많은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과학자 역시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그 활동에 있어서 개인적, 사회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맺는다.
과학의 오랜 전통은 이론 변화가 관찰에 의해 도출되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이 극도로 단순화된 정칙을 믿기 때문에 자기자신의 해석 변화는 새롭게 발견된 사실을 더 잘 이해하게 된 것을 나타낼 뿐이라고 가정하곤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세계의 혼란스럽고 모호한 사실성에 대해 부과하는 정신적 강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 과학자는 이론이 오직 관찰의 결과로 발생한다는 신화를 받아들여 자신의 영혼에서 비롯되는 개인적, 사회적 영향을 철저히 성찰하지 않으면, 자신의 견해를 변화시킨 원인을 간과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새로운 이론에 의해 부호화된 뿌리깊고 폭넓은 지적 전환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 pp. 589~590
그러면 이렇게 과학의 잘못된 역사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당연히 이것은 과학활동을 하는 과학자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다윈이 <비글호 항해기>에서 언급한 그 유명한 문장에서
고 이야기했듯, 우리 역시 과학과 사회에 대한 이중의 성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적인 사족>
1. 지루한 사례들이 열거되어서 그리 읽기 쉬웠던 책은 아닌데, 끝까지 읽다보면 지난해 동아리 문집에서 결론 짓지 못했던 문제에 일말의 해답을 주지 않을까 해서 꾸역꾸역 읽었다. 근데 끝까지 그런 말은 없다. -_- (내가 추론을 못한 것일 듯.) 다만, 과학을 이용해 차별을 정당화하는 경우, 혹은 이를 반박하는 경우에 흑인, 여성의 태생적인 신체적 차이와 중도에 획득된 장애라는 성질은 근본적으로 다른 근거로 다루어져야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2. 제목인 <인간에 대한 오해>는 '백인, 남성, 상류층 (그리고 아마도 비장애인)'인 인간(man)에 대한 오해로 해석할 수도, 인간의 이성의 꽃인 과학과 과학자들에 대해 일반인이 생각하는 오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책 표지에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잘못된 척도에 대한 비판이라고 써있다.)
3. nature vs. nurture의 논쟁은 의미없는 것이라고 지은이가 이야기하긴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너쳐'가 우세하다고 생각하는 쪽. 삼수해서 고대 경영학과 간 친척오빠가 가장 잘 나가는 우리 집안사(-_-)를 살펴볼 때, 나의 선전은 어린 시절부터 무식하게 책을 읽혔던 엄마의 양육시스템의 영향인 듯 하기 때문이다. 획득성질은 유전이 되지 않는 바, 나의 자식들에게도 똑같은 양육방식을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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