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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2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의 세계에 대한 어떤 근본적인 생각이 그 등식 속에 들어있는가? 우리는 그 이론을 철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는 당연히 어렵다. 왜냐하면 그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 수학적으로 증명 가능한 것들의 영역을 벗어나 직관과 의미와 이해와 통찰과 심층적인 뜻이 있는 수준에 발을 들여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논고'를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세계는 경우인 것 전부이다.


촤일링거 교수의 말대로라면, 양자역학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세계는 경우인 것 그리고 경우일 수 있는 것 전부이다.' 여전히 photon의 '입자이자 파동인 성질'을 정말 photon이 파동으로 존재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확률파동이 엄청난 혼돈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이용하는 사유를 위한 보조수단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둘 중 어느 경우라도, 양자역학에서 경우인 것에 대해 진술할 수 있을뿐만이 아니라 경우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진술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해보인다.

3세기쯤 전에 양자역학의 개념이 등장했더라면 재밌었겠다. 모든것이 비트로 나타내어지는 '정보'에 불과하다면 실재의 존재를 최소한 시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더라도 실재의 존재를 증명할 수가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반대로 정보만 존재한다고 해서 실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도 없고. -_-a) 또한 관찰을 통해서 실체의 속성이 바뀔 수도 있고, 그마저도 불확정성에 의해 정확하게 기술될 수 없다면 귀납의 제 1원리가 흔들릴 수도 있다. 양자물리학자들이 사변적인 증명을 받아들였을리도 만무하니, 자연철학자들은 매우 혼란스럽지 않았을까. (구경꾼 입장에선 재밌었겠지만 -_-b)

양자역학의 세계는 근대철학자들의 생각을 넘어선 것이고, 비트겐슈타인의 세계 이상이었고, 아인슈타인의 베일 넘어서였으니 난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진짜 무서운 건, 이것이 내가 살고 있는 진짜 세계일 수도 있다는 것. 세계는 정.말.로. 양자화되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겹게 어렵고 무서운 책이다. 게다가 초 무시무시하게 '양자물리학을 통해서 비로소 화학이 가능하다.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들은 양자물리학 없이 생각할 수 없다'라고까지 이야기까지 한다. 오랜만에 두꺼운 책을 읽어서 뿌듯하지만, 왠지 하나도 이해를 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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