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고양이나라

블로그 이미지
똑똑해지고 싶은 정글 속 초록 고냥이 :D
룡럽룔

Article Category

책읽기 기록장 (63)
문학 (18)
과학 (21)
인문/사회 (14)
예술/취미 (5)
때때로, 영화 (5)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Calendar

«   2012/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

  • Total14,248
  • Today0
  • Yesterday2

- 수학 최대 난제의 베일을 벗기다! 베른하르트 리만과 소수의 비밀 ' 리만 가설 '


가끔 누군가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을 꼽아보라도 하면 주저 없이 두 권의 책을 든다. 소설로는 단연 해리포터! (난 자칭 해리포터 매니아이다.), 비소설로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그것이다. 학창 시절 수학을 정~말 싫어하고,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미적분학이나 선형대수학에 쩔쩔매며 이를 박박 갈던 내가 왜 그렇게 그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빨간 표지의 그 양장책을 심심할 때마다 한 챕터씩 읽어 적어도 삼독은 했을터이다. 이 책은 수학의 역사를 비롯해 정수론이나 위상수학, 군론 등을 쉽게 풀어내었다.  푸는 법을 모를 뿐이지 책에 나오는 정리들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거의 이해했다고 아직까지도 혼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정도. 이 책을 읽은 후 저자의 다른 저작인 '코드북'을 읽으려고 했는데, 어째 표지가 맘에 들지 않아;; 주저주저 하다가 사게 된 것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만큼 수학자들의 난제였던 - 그리고 여태껏 풀리지 않은 - '리만 가설' 그것이다.


두 책을 비교해 본다면 교양서로는 단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우위에 설 것이다. 수학적 지식이 없는 나같은 독자들도 부담없이 책을 읽을 수 있게 전개가 될 뿐만 아니라, 정리 자체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정도만 알고 있다면 '제곱'이 'n은 3이상의 자연수'로 바뀌었을 뿐 이해하는 데 별다른 수학적 지식이 필요없고, 약간의 도전정신과 의지만 있다면 그 자리에서 증명을 시작해낼 수도 있다. (증명을 끝내는 것이야 의지로만 되지는 않을 터이지만.) 그러나 '리만 가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가설의 주인공이 그 난해하다는 소수이고,  '제타 함수의 자명하지 않은 근의 실수부는 1/2이다' 라는 어찌보면 외계어와도 같은(제타함수? 자명하지 않은 근? 실수부?) 단어들의 조합이 정리를 이루고 있다. 가설을 설명해 나가는데에도 미적분학, 해석학, 정수론, 연산자이론, 복소함수이론, 행렬이론을 포함한 약간의 대수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 넓은 범위의 수학적 지식을 가능한한 쉬운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기는 하나, 이 배경지식들을 제타함수의 자명하지 않은 근과 관련시켜 생각하는 것은 그리 만만치 않다. 나 역시 책의 절반까지는 겨우겨우 따라갔으나, 복소함수이론과 연산자이론의 등장 이후 이론들을 이해하며 넘어가기가 벅차 '이런것들이 있구나...' 하며  좌절하며 넘어갔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수학적 지적 만족을 얻고 싶다면, '리만 가설'을 추천. 나 역시 강의시간에 배우지 못한 수학적 마인드를 이 책을 통해 배웠다. 복소평면을 GPS 개미로 배웠고, 분광학을 배우며 여지껏 이해하지 못했던 연산자이론을 CLOCK이라는 저자만의 표현 형태로 원리를 익힐 수 있었다. 또한 저자는 책을 읽으며 손으로 계산하는 것의 중요성을 계속해 역설하는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서 그저 이미 알려진 이론들을 접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면 이 책을 읽으며 실제로 계산하고 함수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리만, 힐베르트, 가우스와 함께 유명한 수학자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18세기 수학자들이 알고 있었던 수학적 베이스는 현대의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수학적 기초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하니 더욱!


'말로리 효과'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지?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한 유명한 산악인 '말로리'는 산을 왜 오르냐는 기자의 질문에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는 멋진 대답으로 모두를 감동시켰다. 저자는 수학을 이러한 '산'에 비유한다. 수학의 발전이 과학의 발전을 이끈다는 것, 과학의 발전이 사회의 발전을 이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많은 수학 이론들이 과학지식과 접목되어 현대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도 자명하다. (나도 이 책을 통해 아주 큰 소수들이 신용카드 결제의 암호화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학자들에게 왜 수학을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사회와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어쩌고.....'하는 대답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 저자 역시 수학자! - 증명해야 하는 정리가 거기에 있기 때문에, 수학이라는 거대한 학문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오르고 또 오른다고 이야기한다. 한 교양수업을 들으며, 교수님이 순수학문을 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순수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거칠게 이야기하면) 그 학문이 쓸모가 없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만약 학문이 쓸모가 있어져서 적용할 범위가 넓어지게 되면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나도 나름 순수과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으로 그 말을 반정도는 동의를 하고, 반정도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아니지만, 교수님의 말을 적어도 수학에 적용하는 것은 이해가 될 법도 하다. 아직 수학교양서를 읽고 미분방정식에 끙끙대고 있긴 하지만, 그만큼 수학이 매력적인 학문이라는 것, 그리고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것은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매력적이고 재미있다는 것이 '잘하는 것'과 연결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딜레마.

Trackback 0 and Comment 0
prev Prev : [1] ... : [59] : [60] : [61] : [62] : [63] : Next next